건식저장시설(Dry Storage Facility)은 원자력 분야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방식 중 하나로, 습식저장시설인 저장수조에서 일정 기간(최소 1년에서 많게는 10년) 동안 냉각된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저장용기(Cask)에 밀봉한 뒤, 공기나 질소 등의 비반응성 기체를 이용해 외부 냉각을 진행하여 지상에 보관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는 1980년대 이후 미국, 캐나다, 독일, 스위스, 스페인, 영국, 일본, 대한민국 등 다수의 국가에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건식저장시설의 핵심 구성 요소는 저장용기(캐스크, Cask)이다. 캐스크는 일반적으로 강철 재질의 실린더 형태로 제작되며, 용접 또는 볼트 결합 방식으로 밀봉된다. 내부의 연료봉은 비반응성 기체로 둘러싸여 밀폐된 상태로 보관되며, 각 실린더는 추가적인 강철, 콘크리트 또는 기타 재료로 둘러싸여 방사선 차폐 기능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캐스크 모델로는 CASTOR(독일 GNS社), CONSTOR, NUHOMS(프랑스 아레바-트랜스뉴클리어), 홀텍(Holtec) 등이 있다.
건식저장시설의 설계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콘크리트 금고(Vault) 내에 연료를 포함한 강철 실린더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며, 둘째는 콘크리트 패드 위에 캐스크를 수직으로 세워 보관하는 방식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월성원전에서 운영 중인 맥스터(MACSTOR)가 전자의 사례에 해당하며, 후자의 방식으로는 고리원전에 건물 내 용기 보관 방식(유럽형)이 추진된 바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습식저장시설(수조 저장)에 비해 확장성이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임시 저장 해결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건식 캐스크가 홍수, 토네이도, 발사체, 극한 온도 및 기타 특이한 시나리오에 저항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어디에도 장기 영구 저장 시설(영구 처분장)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며, 건식저장시설은 최종 처분이 결정될 때까지의 중간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원전, 한빛원전, 한울원전, 고리원전 등에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건설 및 운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습식 저장시설의 포화가 임박함에 따라 그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