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악기(鍵盤樂器, 문화어: 누르개악기, 영어: keyboard instrument)는 건반을 눌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군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건반은 손가락으로 누르는 일련의 레버(건)로 구성되며, 연주자가 건반을 조작함으로써 음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가진다.
건반 악기는 소리를 내는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피아노는 해머로 현을 때려 소리를 내는 타현(打絃) 방식이며, 하프시코드(쳄발로)는 현을 퉁겨 소리를 내는 발현(撥絃) 방식에 해당한다. 파이프 오르간은 관에 공기를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기명(氣鳴) 방식이며, 클라비코드는 현을 직접 때려 소리를 내는 방식에 속한다. 이처럼 건반 악기들은 소리 발생 원리가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건반을 통해 연주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독립된 악기군으로 분류된다.
건반 악기의 주요 특징으로는 음역이 넓다는 점과, 양손의 모든 손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음악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건반 악기는 서양 음악을 비롯한 여러 음악 전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대표적인 건반 악기로는 피아노,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파이프 오르간, 옹드 마르트노 등이 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신시사이저, 전자 피아노, 디지털 피아노 등 전자식 건반 악기가 대중 음악과 실용 음악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아코디언이나 반도네온과 같이 건반 또는 버튼을 사용하는 악기도 넓은 의미의 건반 악기 범주에 포함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건반 악기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개발된 수력 오르간(기원전 3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며 오르간, 클라비코드, 하프시코드 등이 발전하였고, 18세기에는 피아노가 등장하여 이후 가장 보편적인 건반 악기로 자리 잡았다. 20세기에는 전자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전자 오르간과 신시사이저 등이 개발되었다.
건반 악기는 소리 발생 방식에 따라 현명 악기(피아노, 하프시코드 등), 기명 악기(오르간, 하모늄 등), 체명 악기(첼레스타 등), 전자 악기(신시사이저, 전자 피아노 등)로 세분화되기도 한다. 이와 별개로, 건반을 사용하지만 타악기로 분류되는 건반 타악기(글로켄슈필, 실로폰 등)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