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거대담론

거대담론(巨大談論)은 상위범주에 속하거나 포괄적 기능을 가진 담론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영어로는 'metadiscourse', 독일어로는 'Metadiskurs'라 표기하며, 프랑스어권에서는 'grands récits'(거대서사)라는 용어로도 통용된다. 담론에 대한 자기지시적(재귀적)인 담론 역시 거대담론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주로 인문학·사회학·문화연구 분야에서 사용되는 학술 용어이다.

어원

'거대담론'은 "상위의", "더 높은 수준의", "포괄적 단계의"라는 의미를 지닌 고대 그리스어 접두사 'meta'(μετά)와, '담론'의 어원인 라틴어 'discursus'(뛰어다니다)가 결합하여 형성된 단어이다. 이는 특정 사회의 담론 구조나 체계 내에서 다른 담론들보다 포괄적이고 상위에 위치하는 담론을 지칭한다. 여기서 '담론'이란 사회적으로 생성·교환·발전되는 복합적 구조를 지닌 언어적 정보를 의미하며,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여러 경로로 소통되고 다각도로 나누어지는 '이야기'들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리오타르의 거대서사 개념

서양 인문학에서 거대서사(grand narratives)는 근대 사회, 즉 민족이나 국가 안에서 확산되면서 지식을 정당화하는 철학적 체계들을 가리킨다. 이 체계들은 신(神), 주체, 이성(理性)과 같은 하나의 중심 원리에 기반하며, 대개 역사의 진보나 미래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내포한다.

거대서사 개념은 프랑스 철학자 장프랑수아 리오타르(Jean-François Lyotard, 1924~1998)가 1979년 저서 《포스트모던의 조건》(La condition postmoderne)에서 근대를 비판하기 위해 도입하였다. 리오타르에 따르면, 지식의 형태는 학문적 지식과 서사적 지식으로 나뉘며, 학문적 지식은 보편적 이성성을 정당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휴머니즘, 계몽주의, 그리고 칸트와 헤겔로 대표되는 관념론 철학은 이러한 정당화를 시도한 대표적인 거대서사들이었다.

리오타르는 이러한 근대적 기획(프로젝트)이 실패하였으며, 따라서 거대서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거대서사를 대신하여 다양한 담론들이 각자의 규칙을 지닌 채 등장하며, 이 담론들은 여러 발화들이 서로 얽혀 구성된다. 리오타르는 이러한 담론들을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개념을 수용하여 "언어유희"(language games)라 명명하였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의 핵심적인 전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대적 용례

현대 한국어 사용 맥락에서 '거대담론'은 정치·외교·경제·군사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주제에 관한 포괄적 담론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다만 이러한 거대담론에 지나치게 매몰될 경우, 개인의 일상적 문제나 구체적 현안이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이념적 대립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같이 보기

  • 담론
  • 포스트모더니즘
  • 탈구조주의
  •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 언어유희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