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화성암 지대(巨大火成巖地帶, 영어: Large Igneous Province, LIP)는 지각 내부 또는 표면에 마그마가 극도로 대규모로 쌓여 형성된 화성암 지대를 가리키는 지질학 용어이다. 이 개념은 1992년 코핀(M. Coffin)과 엘드홈(O. Eldholm)에 의해 학계에 본격적으로 제안되었으며, 이후 지구과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정의 및 규모
거대 화성암 지대는 일반적으로 면적이 약 10만 제곱킬로미터(아이슬란드 면적에 준하는 크기) 이상이고, 부피가 100만 세제곱킬로미터를 초과하는 화성암체를 지칭한다. 지질학적 시간 기준으로 볼 때 매우 짧은 기간(수백만 년 또는 그 이하) 동안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하여 형성된 용암류(범람 현무암)와 화산 쇄설물 퇴적물, 그리고 지하에서 관입하여 형성된 판상 관입암체(암맥, 암상 등)가 모두 포함된다.
형성 기작
거대 화성암 지대의 형성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가장 널리 인정받는 이론은 맨틀 플룸(mantle plume) 가설로, 지구 핵-맨틀 경계 부근에서 상승하는 뜨거운 맨틀 물질 기둥이 대규모 용융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판 구조론적 응력에 의한 암석권의 확장 및 용융(판 기반 모델), 운석 충돌에 의한 유발 가설, 초기 지구 형성 당시의 저장고가 용출되었다는 가설 등이 제기되어 있다.
분류
거대 화성암 지대는 크게 대륙 범람 현무암(Continental Flood Basalts), 해양 고원(Oceanic Plateaus), 제방 떼(Dyke Swarms), 그리고 규장질 거대 화성암 지대(Silicic LIPs) 등으로 세분화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s), 데칸 트랩(Deccan Traps), 카루(Karoo) 화성암 지대, 온통 자바 해양 고원(Ontong Java Plateau), 중국의 어메이산(Emeishan) 거대 화성암 지대 등이 있다.
대량 멸종 및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
거대 화성암 지대의 형성 시기는 지난 5억 년 동안 발생한 여러 차례의 대량 멸종 및 급격한 기후 변화와 시간적으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시베리아 트랩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 경계 대멸종(약 2억 5190만 년 전)과, 데칸 트랩은 백악기-팔레오기 경계 대멸종(약 6600만 년 전)과 각각 연관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는 대규모 화산 활동이 대기 중으로 대량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등)와 유해 물질(이산화황 등)을 방출하여 지구 기후 체계와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적 중요성
거대 화성암 지대는 구리-니켈 광상, 백금족 원소(PGE) 광상, 철-티타늄-바나듐 광상 등 다양한 경제적 광물 자원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자원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현재의 연구
거대 화성암 지대에 대한 연구는 맨틀 동역학의 이해, 과거 기후 변화와 생물 멸종 사건의 인과 관계 규명, 그리고 지각 성장 과정의 해석 등 지구과학의 여러 핵심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제화산학지구내부화학회(IAVCEI) 산하에는 거대 화성암 지대 위원회(Large Igneous Provinces Commission)가 별도로 설치되어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