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황 유묵(姜世晃 遺墨)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문인이자 화가인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이 남긴 서예 유묵(遺墨)이다. 대한민국 경상남도 밀양시에 소재하며, 2017년 12월 4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622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2021년 6월 29일 「문화재보호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정 번호가 삭제되어 현재는 번호 없이 관리되고 있다.
제작 배경
강세황은 진주강씨(晉州姜氏) 은열공파(殷烈公派)의 후손으로,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무신 강덕룡(姜德龍, 1560~1627)과 관련된 인물이다. 이 유묵은 강세황이 진주강씨 가문과 관련된 시 두 편을 한 폭의 종이에 행서(行書)로 써서 남긴 작품으로, 강세황의 말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
유묵은 두 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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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는 임계(臨溪) 강심(姜深)이 지은 「임계정시(臨溪亭詩)」이다. 그 내용은 "감암산 아래 설매마을 / 시냇가 띠집은 대밭이 대문이네 / 요즘 병이 많아 인적이 끊어지니 / 아침부터 혼자 앉아 황혼에 이르네(紺巖山下雪梅村 茅屋臨溪竹作門 多病年來人跡絶 終朝獨坐到黃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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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는 경차관(敬差官) 김행(金行)이 강심의 시에 차운(次韻)하여 지은 시이다. 그 내용은 "산이 싸고 골이 안아 절로 이룬 마을 / 속세의 화복이 이르지 않는 곳이로세 / 앉아 대밭 보면 맑은 생각 넉넉하니 / 한 바탕 봄잠에 흐릿함을 맡겨 보세(山圍水抱谷自成村 不是人間禍福文 坐對竹林淸意足 一場春睡林昏昏)"이다.
이 두 편의 시는 『진양강씨세고(晉陽姜氏世稿)』 「임계공실기(臨溪公實記)」에도 수록되어 있다. 작품 말미에는 "경술년 겨울에 세황이 추가하여 쓰다(庚戌冬世晃追書)"라는 기록이 있어, 강세황이 말년(1790년으로 추정)에 이 시들을 추서(追書)했음을 알 수 있다.
형태 및 특징
세로로 긴 종이 한 폭에 오른쪽에는 강심의 시, 왼쪽에는 김행의 시를 나란히 배치하고 각각 시의 작자를 표기하였다. 서체는 중국 북송의 서화가 미불(米芾, 1051~1107)과 명나라의 문인 · 서화가 동기창(董其昌, 1555~1636)의 행서에 기반한 강세황 특유의 행서 서풍이 잘 드러난다. 강세황은 시 · 서 · 화에 두루 능하여 삼절(三絶)로 일컬어진 인물로, 이 작품에서도 완성도 높은 필력을 보여준다.
의의 및 평가
이 유묵은 진주에 세거하는 진주강씨 은열공파의 후손이자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강덕룡의 부친과 관련된 시를 담고 있어 경상남도 지역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 문화유산이다.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1680호 「강세황 행초 표암유채(姜世晃 行草 豹菴遺彩)」와 함께 강세황의 가장 말년에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현재 미리벌민속박물관(경상남도 밀양시 초동면)에 소장 · 관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