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PIVERSE

강릉매화타령

강릉매화타령(江陵梅花打令)은 19세기 후반에 연행되었으나 현재는 소리가 전하지 않는 실전(失傳)된 판소리이다. '매화가(梅花歌)' 또는 '강릉매화전(江陵梅花傳)'이라고도 불리며, 판소리 열두 마당(열두 바탕)의 하나로 분류된다.

사설의 발견과 문헌 기록

오랫동안 사설(가사)이 실전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1992년 김헌선(金憲宣)이 전라북도 전주시의 이영규(李永圭) 소장본 「매화가라(梅花歌라)」를 학계에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었다. 이후 2002년 김석배가 다른 이본(異本)인 「골ᄉᆡᆼ원젼이라」(통칭 '골생원전')를 추가로 보고하였다. 「매화가라」와 「골ᄉᆡᆼ원젼이라」는 모본(母本)과 계통이 서로 다르며, 「골ᄉᆡᆼ원젼이라」가 후대에 나온 이본으로 독자성이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송만재(宋晩載)의 「관우희(觀優戱)」, 조재삼(趙在三)의 『송남잡지(松南雜識)』, 신재효(申在孝)의 「오섬가(烏贍歌)」, 정노식(鄭魯湜)의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 등 여러 문헌에 단편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줄거리

강릉 사또가 부임할 때 함께 내려온 책방(비서) 골생원(骨生員)이 강릉의 명기(名妓) 매화(梅花)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이후 골생원이 과거를 보러 서울로 올라가지만 매화를 그리워하는 시를 답안에 써 내는 바람에 낙방하고, 매화에게 줄 정표를 사서 다시 강릉으로 내려간다. 이때 강릉 사또가 골생원을 골탕 먹이기 위해 백성들과 공모하여 길가에 거짓으로 매화의 무덤을 만든다. 골생원은 대관령을 넘어오다 매화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제사를 지내고, 환쟁이에게 매화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여 안고 지낸다. 이후 사또는 매화가 귀신인 것처럼 꾸며 골생원을 만나게 하고, 매화는 골생원에게 그도 혼령이 되었다고 속여 옷을 벗긴 뒤 경포대로 데려간다. 경포대에서 사또와 하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골생원은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상여와 음식을 앞에 두고 매화와 함께 춤을 추다가, 사또가 담뱃불로 지지자 비로소 속았음을 깨닫는다. 이야기는 주색(酒色)을 탐하지 말라는 경계로 마무리된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주인공 골생원의 비속함이다. 그의 기괴한 생김새와 기생 매화에 대한 성적 탐닉에의 집착은, 사또와 매화, 백성들이 공모하여 그를 발가벗겨 경포대에서 망신 주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이러한 서사는 말초적 웃음을 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조선 후기 변화하는 시대상과 향유층의 정서·기호에 지속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점차 인기를 잃고 소리도 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작품에 나타난 공모와 속임수 서사는 조선 후기 세태소설이나 「배비장전(裵裨將傳)」, 「가짜신선타령」 등과 유사한 계열에 속하며, 삽입가요에는 「춘향전」의 흔적이 발견된다. 학계에서는 이 작품이 판소리 특유의 축제성(자유와 평등의 구현)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하고 골생원을 일방적으로 격하·조롱하는 데 그쳐, 판소리로서의 명맥을 유지하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정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판소리 열두 마당의 하나. 조선의 명기(名妓) 매화가 뛰어난 미모와 재치로 한 지조 높은 선비를 유혹한다는 이야기를 사설로 엮은 것인데, 현재 그 창본이 전하지 않는다"고 정의되어 있다.

둘러보기

더 찾아볼 만한 주제

    전체 문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