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광 속도(感光速度), 필름 속도(film speed) 또는 필름 감도는 사진 필름이나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센서가 빛에 반응하는 민감도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이 값은 감광 재료의 민감도를 정량적으로 표시하며, 일반적으로 ISO 수치로 표현된다.
감광 속도의 개념은 사진술 초기에서 유래하였다. 빛에 더 민감한 유화액은 적절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더 짧은 노출 시간이 필요했고, 그 결과 피사체가 더 짧은 시간 동안 가만히 있으면 되었기 때문에 이를 "더 빠른(fast)" 것으로 간주하였다. 반대로 민감도가 낮은 유화액은 노출 완료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려 "더 느린(slow)"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 같은 용어적 배경에서 "속도(speed)"라는 표현이 사용되게 되었다.
표준 체계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필름 감도 표준은 국제 표준화 기구(ISO)가 제정한 것이다. 필름의 경우 ISO 5800(컬러 네거티브 필름), ISO 6(흑백 네거티브 필름), ISO 2240(컬러 리버설 필름) 표준이 적용되며,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ISO 12232 표준이 적용된다. ISO 시스템 이전에는 미국의 ASA(American Standards Association)와 유럽의 DIN(Deutsches Institut für Normung) 등 여러 독자적인 표기 체계가 존재하였다.
ISO 감도 값은 "ISO 100", "ISO 200" 등의 형태로 표기되며, 값이 두 배가 되면 민감도도 두 배가 된다. 예를 들어 ISO 200은 ISO 100보다 빛에 두 배 더 민감하다. 엄밀하게는 산술 값과 로그 값을 함께 표기한 "ISO 100/21°" 방식이 표준이지만, 일반적으로 로그 값은 생략되어 "ISO 100"으로 통용된다.
높은 감도와 이미지 품질
필름과 디지털 사진 모두에서 감도의 선택은 이미지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높은 감도는 적은 빛으로도 촬영이 가능하게 하지만, 필름에서는 입자(film grain)가 거칠어지고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노이즈가 증가하여 이미지 품질이 저하된다. 낮은 감도는 더 긴 노출을 요구하지만 미세한 입자와 적은 노이즈로 더 많은 디테일을 보존한다. 감도는 궁극적으로 필름이나 센서의 양자 효율에 의해 제한된다.
역사적 측정 체계
감광 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초기 체계로는 역치(1880), 관성(1890), 고정 밀도(1934), 최소 유효 기울기(1939), 분할 기울기(1939) 방식 등이 사용되었다. 최초의 실용적 감광계는 1880년 폴란드 엔지니어 레온 워너케에 의해 발명되었으며, 이후 허터와 드리필드(H&D), 샤이너(Scheiner), DIN, 웨스턴, ASA 등 다양한 독자적 표준이 등장하였다. 이들 체계는 제조사 간 비교의 어려움과 측정 방식의 차이로 인해 국제적인 통일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1974년부터 ISO 표준으로 통합되기 시작하였다.
적용
감광 속도는 노출 방정식에서 적절한 노출 조건을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사진가가 조정할 수 있는 주요 변수는 조명, 필름 속도(감도), 조리개 크기(f값), 셔터 속도(노출 시간)이다. 빛을 측정하는 장비가 없는 경우, 예를 들어 맑은 날 정면광 조건에서 조리개를 f/16으로 설정하고 셔터 속도를 ISO 수치의 역수(ISO 100 필름이면 1/100초)로 설정하면 대체로 올바른 노출이 얻어지는 "선니 16 법칙(Sunny 16 rule)"이 널리 쓰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