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변(褐變, browning)은 식품이 가공 또는 저장 과정에서 갈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식품과학 용어이다. 이는 식품의 색, 향, 풍미, 영양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화학적·생화학적 변화로, 식품화학 분야에서 널리 연구되는 개념이다.
갈변은 그 발생 조건에 따라 크게 효소적 갈변(enzymatic browning)과 비효소적 갈변(nonenzymatic browning)으로 구분된다.
효소적 갈변
효소적 갈변은 효소가 관여하여 일어나는 갈변 반응이다. 대표적인 예로 폴리페놀 산화효소(polyphenol oxidase, PPO)에 의한 반응이 있다. 사과, 배, 감자 등에서 조직이 절단되거나 손상되면 세포 내 구획이 파괴되어 효소와 기질(폴리페놀)이 접촉하게 되고, 산소가 존재하는 조건에서 폴리페놀이 퀴논(quinone)으로 산화된 후 중합되어 멜라닌(melanin) 계열의 갈색 색소가 생성된다. 타이로시네이스(tyrosinase)에 의한 반응도 이 범주에 속하며, 감자의 경우 타이로신이 DOPA를 거쳐 멜라닌으로 전환되는 과정이 알려져 있다.
효소적 갈변의 발생에는 효소, 기질, 산소의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가열에 의한 효소 불활성화(데치기), pH 저하, 저온 저장, 산소 제거(밀봉·질소 치환), 환원제(아스코르브산, 아황산염 등) 사용 등이 활용된다.
비효소적 갈변
비효소적 갈변은 효소의 관여 없이 일어나는 갈변 반응으로,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다.
첫째,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다. 환원당의 카보닐기와 아미노산·단백질의 아미노기 사이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초기·중간·최종 단계를 거쳐 멜라노이딘(melanoidin)이라는 갈색 고분자 색소를 생성한다. 커피, 홍차, 된장, 간장, 빵 껍질 등에서 나타나는 갈색과 풍미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응 속도는 온도, pH, 수분활성도, 반응물질의 종류와 농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둘째, 캐러멜화 반응(caramelization)이다. 당류가 고온(약 170℃ 이상)에서 가열될 때 중합·축합되면서 흑갈색의 캐러멜 색소를 생성하는 반응으로, 과자, 빵, 비스킷, 캔디 등의 제조 과정에서 나타난다.
셋째,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 산화에 의한 갈변이다. 아스코르브산이 산화되어 탈수소아스코르브산을 거쳐 분해·중합되면서 갈색 색소를 형성하는 반응으로, 감귤류 주스나 건조 과일 등에서 관찰된다.
갈변은 식품에 따라 바람직한 경우와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빵, 커피, 육류 구이 등에서는 갈변이 풍미와 색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과일·채소의 절단면이나 유제품, 과일 주스 등에서는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마이야르 반응의 일부 생성물(예: 아크릴아마이드, 헤테로고리 아민 등)은 건강상 우려가 제기되어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갈변은 식품과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확립된 개념으로, 식품화학 교재와 다수의 학술 논문을 통해 그 메커니즘과 억제 방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