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상세포(杆狀細胞, 영어: rod cell)는 눈의 망막에 위치한 광수용체 세포의 한 종류이다. 영어 명칭인 "rod cell"의 rod는 '막대'라는 뜻이며, 세포의 형태가 길고 가느다란 원기둥(막대) 모양을 띠는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한국어에서는 '간상(杆狀)' 또는 '막대세포'라고도 부른다.
개요
간상세포는 망막에 존재하는 두 종류의 광수용체 세포 중 하나로서, 다른 종류인 원추세포(cone cell)와 달리 약한 빛(저조도 환경)을 감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인간의 망막에는 평균 약 9천 2백만 개의 간상세포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망막의 주변부에 주로 분포한다. 중심와(fovea)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구조
간상세포는 크게 외부 분절과 내부 분절로 나뉜다. 외부 분절은 수많은 막성 디스크들이 층층이 쌓인 구조로 되어 있으며, 광수용 색소인 로돕신(rhodopsin)이 이 디스크들에 존재한다. 내부 분절에는 핵과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들이 자리한다. 외부 분절과 내부 분절은 섬모(cilium)로 연결되어 있다. 간상세포는 원추세포와 마찬가지로 시냅스 말단을 가지며, 이를 통해 쌍극세포(bipolar cells) 등 후속 뉴런들과 연결된다.
기능
간상세포는 단 하나의 광수용 색소인 로돕신만을 가지므로, 색의 구분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대신 명암(明暗)과 물체의 형태, 그리고 움직임의 감지와 야간 시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간상세포는 한 개의 광자(photon)에도 반응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높은 민감도를 가진다. 이는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가 반응하기 위해 10개에서 100개의 광자가 필요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이다. 간상세포의 빛에 대한 민감도는 원추세포의 약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간상세포는 원추세포에 비해 반응 속도가 느려,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영상을 처리하는 데에는 덜 적합하다.
간상세포의 광수용 색소인 로돕신은 498nm 부근의 파장(초록~파랑 계열의 빛)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640nm 이상의 장파장(붉은색) 빛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저녁 무렵에 붉은색보다 푸른색이 상대적으로 더 밝게 보이는 푸르키네 효과(Purkinje effect)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빛 감지의 분자적 기전
어두운 상태에서 간상세포는 높은 농도의 cGMP(고리형 구아노신 일인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cGMP가 이온 채널을 열어 나트륨 이온이 세포 내로 유입되도록 한다. 이로 인해 세포는 탈분극 상태가 되어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을 분비한다.
빛이 로돕신에 도달하면 로돕신 내의 레티날(레티날은 비타민 A에서 유래한 생체 분자)이 11-cis 형태에서 all-trans 형태로 구조 변화를 일으키고, 이어서 옵신 단백질의 활성이 유발된다. 이 신호는 트랜스듀신(G 단백질의 일종)을 활성화시키고, 최종적으로 인산이에스테르가수분해효소(phosphodiesterase, PDE)를 통한 cGMP의 분해를 촉진한다. cGMP 농도가 낮아지면 이온 채널이 닫혀 세포가 과분극되며,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중단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시각 광신호전달(phototransduction)이라 부른다.
신호 증폭 과정으로 인해 로돕신 한 분자의 활성만으로도 수백 개의 트랜스듀신이 활성화되고, 이는 다시 수천 개의 cGMP 분자의 분해로 이어지므로, 간상세포는 극히 적은 양의 빛에도 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야맹증과의 관련
레티날은 비타민 A로부터 유도되는 물질이므로, 비타민 A가 결핍되면 간상세포 내 로돕신 합성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어두운 환경에서 간상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야맹증(night blindness)이 발생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Photoreception," McGraw-Hill Encyclopedia of Science & Technology, vol. 13, 2007.
- Kandel E.R., Schwartz, J.H., Jessell, T.M. (2000). Principles of Neural Science, 4th ed., McGraw-Hill.
- Bear MF, Connors B, Paradiso M (2009). 《신경과학: 뇌의 탐구》 3판, 바이오메디북, 292–296쪽.
- DAVID L. NELSON (2010). 《레닌저 생화학》 상, 5판, 월드사이언스, 461–4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