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저총(角抵塚)은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시(集安市) 여산(如山)에 위치한 고구려 시대의 벽화고분이다. '각저'는 고구려의 씨름을 가리키는 말로, 무덤 내부 벽화에 씨름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어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발견 및 명칭
1935년 만주국 시절 지역 학교 교사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1938년 일본인 고고학자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 등에 의해 조사되었다. 조사 당시 씨름 벽화가 확인되어 '각저총'이라 명명되었다. 1966년 중국 당국은 이 고분을 집안고분군 우산하묘구 제457호묘(JYM0457)로 재명명하였다.
구조
분구(墳丘)는 방대형(方臺形)으로 밑둘레 한 변의 길이가 약 15m이다. 묘실은 널길(羨道), 장방형의 앞방(前室), 통로, 방형의 널방(玄室)으로 이어지는 횡혈식석실분(橫穴式石室墳) 구조이다. 천장은 앞방이 단면 아치형이고, 널방은 두 단의 평행굄돌과 네 단의 삼각굄돌을 올린 모줄임천장이다.
벽화
앞방과 널방의 네 벽 및 천장에 인물풍속도가 그려져 있다. 북벽에는 무덤 주인의 실내생활도, 동벽에는 씨름 그림과 부엌 그림, 서벽에는 수레와 나무, 남벽에는 나무가 그려져 있다. 천장에는 해·달·별과 불꽃무늬·초롱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씨름도는 널방 동벽 중앙 오른쪽에 위치하며, 두 인물이 씨름을 하는 모습과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심판을 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씨름하는 두 인물 중 한 명은 전형적인 고구려인상이고, 다른 한 명은 매부리코에 서역계(西域系) 인물로 추정되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 고구려의 국제적 교류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씨름도 옆에는 큰 나무와 그 아래 곰과 호랑이로 보이는 동물이 그려져 있어, 단군신화의 신단수(神壇樹)와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학자들이 있다.
축조 연대
축조 연대에 대해서는 학자 간 이견이 있다. 앞방이 장방형인 점, 인물풍속도를 벽화 내용으로 한 점, 사신도(四神圖)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로 추정하는 견해가 있다. 반면 안악 제1호분과의 비교를 통해 4세기 말에서 5세기 초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의의
각저총은 고구려의 생활 풍속, 복식, 건축, 씨름 등 당시 문화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무용총(舞踊塚)과 함께 고구려 벽화고분을 대표하며,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대 고구려 왕국 수도와 묘지'의 일부로 등재되었다. 또한 중국 국보 제632호로 지정되어 있다. 무덤의 주인에 대해서는 부장품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벽화에 그려진 환도와 시중드는 하인, 말, 활 등으로 보아 지체 높은 무사 계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