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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된 뇌 가설

각인된 뇌 가설(imprinted brain hypothesis)은 진화심리학의 한 분야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2008년 버나드 크레스피(Bernard Crespi)와 크리스토퍼 배드콕(Christopher Badcock)이 제안한 가설이다.

이 가설은 유전체 각인(genomic imprinting)이라는 후성유전학적 과정에 근거한다. 유전체 각인은 특정 유전자가 부모 중 어느 쪽으로부터 유전되었는지에 따라 차등적으로 발현되는 현상이다. 각인된 뇌 가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부계 유전자의 과도한 발현 편향에 의해 유발되고,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는 모계 유전자의 과도한 발현 편향에 의해 유발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부모의 생식적 이해관계가 상충함에 따라 모계 및 부계 유전자가 각기 다른 선택 압력을 받는다는 유전체 각인의 친족 이론(kinship theory)에 기반한다.

구체적으로, 이 가설에 따르면 자폐증은 공감 및 정신화(mentalizing) 능력의 결핍과 관련되어 대상을 비인격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조현병은 과도한 공감과 정신화로 인해 망상이나 편집증을 유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상반적 특성을 가진다. 지지자들은 베크위드-비데만 증후군(부계 각인 우세, 자폐증 위험 증가)과 같은 각인 장애, 출생 체중과의 상반된 연관성, 특정 신경영상 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 가설은 과학계에서 충분한 근거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요 비판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지적된다. 첫째, 자폐 성인 집단에서 조현병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의 유병률이 일반 인구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는 점(전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인구의 약 8~10%) 등 두 장애 간의 높은 공존률이 가설의 예측과 상충된다. 둘째, 프래더-윌리 증후군(모계 각인 우세)에서 자폐증 위험이 증가하고 정신병 위험은 일반 인구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등 각인 장애에 대한 예측이 경험적 자료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셋째, 복제수 변이(CNV) 및 게놈 전체 연관 연구(GWAS)는 자폐증과 조현병이 일부 공통된 유전적 메커니즘을 공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넷째, 공감 및 정신화 능력에 대한 메타분석은 자폐증이 저정신화(hypo-mentalizing), 조현병이 고정신화(hyper-mentalizing)의 양극단에 위치한다는 가설의 핵심 가정을 지지하지 않는다. 다섯째, 다수의 신경영상 연구에서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향정신성 약물의 영향이 신경영상 비교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 가설은 대중 과학 분야에서 일정한 주목을 받았으나, 근거 부족, 과도한 일반화, 임상적 이질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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