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섬석(角閃石, amphibole)은 복사슬쇄상 구조를 가지는 규산염 광물의 초군(supergroup)으로, 화성암과 변성암에서 흔히 발견되는 주요 조암광물이다. 국제광물학회(IMA)의 광물 기호는 Amp이다.
어원 및 명명
각섬석을 뜻하는 영어 명칭 amphibole은 고대 그리스어 ἀμφίβολος(amphíbolos, '중의적 의미', '모호함')에서 유래하였다. 프랑스 광물학자 르네 쥐스트 아위(René Just Haüy)가 1801년에 이 광물군이 성분과 외관에서 보이는 다양한 변화에 착안하여 명명하였다. 한자명 각섬석(角閃石)은 '뿔처럼 번쩍이는 돌'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하였다.
결정 구조 및 물리적 성질
각섬석은 SiO₄ 사면체가 꼭짓점을 공유하여 형성된 이중 사슬(double chain) 구조를 가진다. 이는 단일 사슬 구조를 가지는 휘석(pyroxene)과의 주요 차이점이다. 각섬석은 필수적으로 수산기(OH) 또는 할로겐(F, Cl)을 포함한다.
결정계는 단사정계(monoclinic) 또는 사방정계(orthorhombic)에 속한다. 육안으로 휘석과 구별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벽개면의 각도이다. 각섬석은 약 120°(또는 56°)의 사교 벽개를 보이는 반면, 휘석은 약 90°의 직교 벽개를 보인다. 모스 경도는 5~6, 비중은 2.85~3.6 범위이다. 색상은 녹색, 검은색, 흑갈색, 청색, 무색 등 다양하며 유리광택을 띤다.
화학 조성
일반 화학식은 W₀₋₁X₂Y₅Z₈O₂₂(OH)₂로 표현된다. 각 자리에는 다음과 같은 이온이 주로 들어간다:
- W 자리(A 자리): Na, K (비어 있을 수도 있음)
- X 자리(M4): Ca, Na, Mg, Fe²⁺
- Y 자리(M1~M3): Mg, Fe²⁺, Fe³⁺, Al
- Z 자리: Si, Al (치환 가능)
다양한 이온 치환이 가능하여 광물학에서 '광물계의 쓰레기통(garbage can)'으로 비유되기도 할 정도로 성분 범위가 넓다.
분류
각섬석 초군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철-마그네슘 각섬석군: 직섬석(anthophyllite, 사방정계), 게드라이트(gedrite), 커밍턴석-그루너라이트(cummingtonite-grunerite, 단사정계)
- 칼슘 각섬석군: 투섬석-양기석(tremolite-actinolite), 보통각섬석(hornblende), 케르수타이트(kaersutite)
- 나트륨-칼슘 각섬석군: 리히테라이트(richterite), 카토포라이트(katophorite)
- 나트륨 각섬석군: 남섬석-리베카이트(glaucophane-riebeckite), 에커마나이트-아르프베드소나이트(eckermannite-arfvedsonite)
이 중 보통각섬석(hornblende)이 가장 흔하게 산출되며, 한국어 명칭에서도 '보통'각섬석으로 불린다.
산출 및 분포
각섬석은 화성암과 변성암에서 광범위하게 산출된다. 화성암 중에서는 안산암(약 20% 함량)에서 가장 높은 함량을 보이며, 섬록암, 섬장암 등 중성 내지 고철질 화성암의 주요 구성 광물이다. 변성암에서는 각섬암(amphibolite)의 주 구성 광물이며, 녹색편암, 편마암 등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전라북도 장수군에서 곱돌(각섬석의 일종)이 생산되어 돌그릇 제작에 사용된 바 있다.
석면과의 관계
각섬석군에 속하는 일부 광물(직섬석, 리베카이트, 커밍턴석-그루너라이트 계열, 투섬석-양기석 계열)은 섬유상 결정 형태를 가질 경우 석면(asbestos)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청석면(crocidolite, 리베카이트의 섬유상 변종)과 갈석면(amosite, 커밍턴석-그루너라이트 계열)은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으며, 호흡을 통해吸入 시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산업적 용도
각섬석은 고급 건축 석재, 공예품, 비석용 석재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각섬석계 석면은 과거 단열재, 건축자재,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 등에 널리 사용되었으나, 발암성 문제로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 또는 제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