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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피

가피(加被)는 불교 용어로, 부처나 보살이 자비를 베풀어 중생에게 힘을 주거나 도움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 '加(더할 가)'와 '被(미칠 피/입을 피)'의 결합으로, '덧붙여서 미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산스크리트어 아디슈타나(adhiṣṭhāna)의 번역어로, '발을 붙일 곳', '토대', '임재(臨在)하심' 등의 의미를 지닌다. 같은 의미로 가지(加持), 가비(加備), 가우(加祐), 가위(加威) 등의 용어도 사용된다.

불교 교리에 따르면 가피는 부처나 보살의 위신력(威神力)이 중생에게 작용하여, 간절한 기도와 정진을 통해 중생이 소망을 이루거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힘으로 설명된다. 가피는 단순히 외부에서 주어지는 초자연적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의 간절한 기도와 정성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된다.

가피는 그 발현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된다.

  • 몽중가피(夢中加被): 꿈속에서 부처나 보살을 만나 기도가 성취되는 경우.
  • 현전가피(現前加被): 부처나 보살이 눈앞에 직접 나타나 구제하는 경우.
  • 명훈가피(冥勳加被): 꿈속이나 현실에서 직접적인 조짐이 없으나 생각만 하면 이루어지는 가장 뛰어난 가피.

불교 경전 중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신주경(천수경)』, 『화엄경』, 『법화경』 등에서 가피의 개념이 언급되며, 『삼국유사』에는 의상대사가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입어 낙산사를 창건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한편, 가피(痂皮)는 의학 및 한의학 용어로, 상처나 화상 부위에서 표피와 진피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후 진물이 말라붙어 생긴 딱지(가피, eschar)를 의미한다. 이는 불교 용어와는 전혀 다른 어원과 개념이다.

또한 '가피(Gaffy)'는 1990년대 한국의 여성 레포츠웨어 브랜드명으로 사용된 사례도 있으나, 이는 상업적 명칭에 해당한다.

불교에서 가피는 신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한국 불교계에서 법회나 기도 자리에서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기를"과 같은 표현으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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