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평화 계획(Gaza Peace Plan)은 2025년 진행 중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그에 따른 광범위한 중동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다자간 합의 안이다. 공식 명칭은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Comprehensive Plan to End the Gaza Conflict)이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주도하여 많은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2025년 9월 2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발표되었다. 계획은 2025년 10월 9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서명되었고, 다음 날인 10월 10일에 발효되어 1단계 휴전이 시작되었다.
배경
가자는 1967년 이래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된 지역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는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을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2005년 이스라엘의 가자 철수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역 통제권을 넘겨받았으나,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입법기관 선거에서 승리하고 2007년 파타와의 내전 끝에 가자 지구를 장악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는 수차례 충돌이 반복되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약 1,195명(대부분 민간인)의 사망과 약 251명의 인질 및 포로 발생을 초래했으며, 이는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가자 침공과 폭격으로 이어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 분쟁으로 약 67,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부분이 민간인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11월과 2025년 1월의 두 차례 임시 휴전이 있었으나, 2025년 3월 18일 이스라엘이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두 번째 휴전은 붕괴되었다.
계획의 내용
가자 평화 계획은 총 20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과 휴전, 이스라엘군의 합의된 선(소위 '황색선')까지의 철수, 모든 생존·사망 인질의 72시간 내 송환, 이에 상응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종신형 수감자 250명 포함 약 2,000명)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 방위군 철수 완료 후 72시간 이내에 인질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규정되었다.
2단계는 가자의 비군사화, 하마스 및 기타 파벌의 가자 통치 배제, 터널과 무기 생산시설 등 군사 인프라 파괴, 국제 안정화군(ISF) 배치, 국제 감독 하의 팔레스타인 기술관료에 의한 과도 통치 구성을 포함한다. 계획은 평화로운 공존과 무장 해제에 동의하는 하마스 구성원에게 사면을 부여하고, 가자를 떠나고자 하는 구성원에게는 수용국으로의 안전 통행을 제공한다고 명시한다.
3단계는 대규모 재건, 특별 경제 구역 설립, 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개혁 프로그램 이행을 조건으로 한 팔레스타인 자결 및 국가 건설을 위한 조건부 경로를 포함한다. 미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를 '팔레스타인 민족의 열망'으로 인정한다고 표현했다.
또한 과도기 국제 기구인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를 신설하여 가자 재개발을 위한 틀을 마련하고 자금을 관리하도록 하였으며, 트럼프가 이사장을 맡고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계획에는 가자 주민의 강제 퇴거 금지와 자유로운 거주 및 이동 보장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협상 과정
트럼프는 9월 29일 발표 직후 하마스에게 10월 5일까지 계획 수락을 최후통첩으로 요구했다. 하마스는 10월 3일 공식 응답에서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 행정권을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기구에 넘기기로 동의했으나, 무장 해제와 가자 내 영향력 포기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10월 8일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계획의 1단계를 비준했다고 발표했으며, 협정은 10월 9일 서명되고 10월 10일 휴전이 공식 발효되었다.
10월 13일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을 석방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을 석방하기 시작했다. 2025년 11월 17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 2803호를 채택하여 과도 정부와 국제 안정화군 설립을 승인했다. 이후 2026년 1월 14일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2단계 착수를 선언했으나, 하마스의 무장 해제 문제와 이스라엘의 지속적 공격 등으로 2단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반응과 평가
이 계획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 요르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캐나다, 영국 등 다수 국가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는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치가 이 계획을 '역사적 기회 상실'이라고 비난하는 등 지지가 엇갈렸다. 하마스 측 가자 내부 지도부는 계획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와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등 다른 파벌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학계와 언론의 평가 역시 분분하다. 역사가 라시드 할리디는 이 계획이 '진정한 평화 과정'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일부 인권 변호사들은 계획이 팔레스타인 민족에게 결과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엔 인권 특별 보고관은 '영구적 휴전'에 대한 희망을 표명하면서도 계획의 여러 부분이 국제법과 ICJ의 점령 관련 권고적 의견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휴전 발효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수백 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보도되어, 휴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 계획은 향후 가자의 통치, 재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문제 등에 있어 중동 평화 프로세스의 중요한 전개로서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