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도마뱀
가시도마뱀(Thorny lizard)은 도깨비도마뱀(Thorny devil)이라고도 불리며, 아가마과(Agamidae)에 속하는 도마뱀의 일종이다. 학명은 Moloch horridus로, 1841년 영국의 생물학자 존 에드워드 그레이(John Edward Gray)에 의해 처음 기재되었다. 가시도마뱀속(Moloch)의 유일한 종이며, 오스트레일리아 중부의 건조한 사막 및 관목 지대에 토착 분포한다.
형태적 특징
가시도마뱀은 꼬리를 포함한 전체 길이가 최대 약 21cm까지 자라며, 암컷이 수컷보다 일반적으로 더 크다. 몸 전체가 석회화되지 않은 원뿔형 가시 비늘로 덮여 있어 외관상 매우 위협적인 인상을 준다. 체색은 사막 환경에 적응한 갈색과 황갈색 계열의 위장색을 띠며, 따뜻한 날씨에는 옅은 색으로, 추운 날씨에는 어두운 색으로 변화한다.
목 뒤쪽에는 연조직으로 이루어진 가시 달린 "가짜 머리(false head)"가 있어, 포식자의 위협을 받으면 실제 머리를 앞다리 사이로 숙이고 이 가짜 머리를 제시하는 독특한 방어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형태적 특징은 북아메리카의 뿔도마뱀속(Phrynosoma)과 유사하나, 이는 수렴 진화의 사례로 간주된다.
생태 및 습성
가시도마뱀의 주된 먹이는 개미로, 하루에 약 1,000마리에서 최대 3,000마리까지 섭취한다. 건조한 사막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피부의 미세한 홈과 모세관 작용(capillary action)을 통해 수분을 흡수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이슬이 맺히거나 축축한 모래에 몸을 접촉시키면, 피부 표면의 친수성 미세 구조를 통해 수분이 피부 채널을 따라 입으로 운반된다. 이러한 수분 흡수 기작은 가시도마뱀의 주요 수분 섭취 방식이다.
번식기는 9월에서 12월 사이로, 암컷은 지하 약 30cm 깊이의 굴에 3~10개의 알을 낳으며, 알은 약 3~4개월 후에 부화한다. 수명은 약 15~20년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포식자로는 야생 조류와 고아나(goanna) 등이 있다.
분류 및 보전 상태
가시도마뱀은 뱀목(Squamata) 도마뱀아목 이구아나하목 아가마과에 속한다. 속명 Moloch는 고대 근동의 신 몰록(Moloch)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이 도마뱀의 위압적인 외형에서 비롯된 명명이다. IUCN 적색 목록에서는 최소관심종(Least Concern, LC)으로 분류되어 있어, 현재로서는 절멸 위협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부 분류학자들은 야생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종이 가시도마뱀속에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