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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가곡(歌曲) 은 한국 음악에서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하나는 조선 시대부터 전승된 전통 성악 장르를, 다른 하나는 1920년대 이후 등장한 서양 음악 양식의 예술 가곡을 가리킨다.

1. 전통 가곡

전통 가곡은 피리, 젓대(대금), 가야금, 거문고, 해금, 장구 등의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한국의 전통 성악곡이다. 시조 및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에 속하며, 발전된 형태의 예술적 성악곡으로 분류된다.

전통 가곡은 서로 선율적으로 연결되는 노래 모음곡 형태로, 모두 27곡으로 구성된다. 조(調)에 따라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구별되며, 다시 남창(男唱)과 여창(女唱)으로 구분되는 독창 성악곡이다. 남창은 26곡, 여창은 15곡으로 구성되나, 여창 곡이 남창 곡과 거의 동일하여 전체 바탕은 27곡으로 본다.

가곡의 역사는 고려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금신보(梁琴新譜)』에 따르면 가곡의 원형인 만대엽(慢大葉), 중대엽(中大葉), 삭대엽(數大葉)이 모두 고려 시대 음악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만대엽이 처음 보이는 악보는 1572년 간행된 안상(安瑺)의 『금합자보(琴合字譜)』이다. 이후 만대엽이 쇠퇴하고 중대엽이 대두하였으며, 다시 중대엽이 폐절되면서 삭대엽 계열이 발전하여 오늘날의 가곡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삭대엽은 1620년의 『현금동문유기(玄琴東文類記)』에 처음 기록되어 있으며, 조선 후기인 1876년의 『가곡원류(歌曲源流)』에는 중거(中擧), 평거(平擧), 두거(頭擧), 얼락(乻樂), 얼편(乻編) 등이 추가되어 현재와 같은 체계가 완성되었다.

가곡의 음악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5장(章)으로 구성되며, 3장과 4장 사이에 기악만 연주되는 중여음(中餘音), 5장 끝에 대여음(大餘音)이 배치된다. 장단은 한 장단이 16박(十點十六拍)으로, 한국 음악 중에서 매우 느린 속도를 특징으로 한다. 음계는 우조가 5음 음계, 계면조가 3음 음계를 사용하며, 노랫말은 시조를 사용한다.

가곡의 창법은 복식호흡에 의한 창법을 주로 사용하며, 어느 음역에서든 음색을 바꾸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남창 가곡과 여창 가곡의 가장 큰 차이는 여창에서 속소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반주 악기로는 거문고, 대금, 세피리, 해금, 장구가 원칙적으로 사용되며, 가야금과 단소가 추가되기도 한다.

1969년 11월 10일 가곡은 "시조에 곡을 붙여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전통음악으로 변화없이 오랜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하여 왔으며 전문가들에 의해 전승되어온 예술적 가치가 높은 음악"이라는 사유로 대한민국 국가무형유산 제30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2. 한국 예술가곡

한편 가곡이라는 용어는 1920년대부터 등장한 새로운 장르의 노래, 즉 한국 시(詩)에 곡을 붙인 예술성을 지향하는 노래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를 예술가곡, 한국가곡, 한국예술가곡이라고도 한다.

한국 예술가곡은 한국 시와 선율, 그리고 피아노 반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이며, 피아노 반주가 원칙이지만 실내악 반주나 관현악 반주로 연주되기도 한다. 1920년대에 홍난파(洪蘭坡), 박태준(朴泰俊), 안기영(安基永) 등에 의해 개척되었으며, 홍난파의 「봉선화」, 박태준의 「사우」(일명 「동무생각」)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곡이다.

이후 1940년대에는 「내 마음」, 「수선화」(이상 김동명 시, 김동진 곡) 등이, 광복 직후에는 「동심초」, 「산유화」 등이 등장하였으며, 1960년대에 이르러 「기다리는 마음」, 「비목」, 「그리운 금강산」 등 많은 곡이 작곡되었다. 1960년대부터는 현대 작곡 기법을 사용한 곡도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에는 「첫사랑」(김효근), 「마중」(윤학준) 등의 곡이 사랑받고 있다.

한국 예술가곡의 기원은 대한제국 말기에 수입된 기독교의 보급에 따른 찬송가와 그 무렵 시작된 창가(唱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수많은 가곡이 광복 후 중등학교 음악 교재로 채택되어 범국민적인 애창곡으로 널리 불렸다는 기록이 있다. 서정성이 가장 큰 특징이며, 민요풍 가곡, 사실주의적 가곡, 현대가곡, 연가곡 등 다양한 하위 유형을 포함한다.

정리

이와 같이 '가곡'이라는 단어는 한국 전통 음악의 장르와 서양식 예술 가곡이라는 두 가지 상이한 개념을 함께 지칭하는 중의적 용어이다. 두 의미 모두 실제로 존재하며 널리 알려진 개념으로, 각각의 역사적 배경과 음악적 특성이 명확히 구분된다. 전통 가곡은 한국 고유의 성악 장르로서 국가무형유산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반면, 한국 예술가곡은 서양 음악의 영향을 받아 20세기 초 이후 형성·발전한 장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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